장식론 1/홍윤숙
2023. 1. 28. 08:42ㆍ시 읽고 쓰는 기쁨
여자가
장식을 하나씩
달아가는 것은
젊음을 하나씩
잃어가는 때문이다
씻은 무우 같다든가
뛰는 생선 같다든가
(진부한 말이지만)
그렇게 젊은 날은
젊음 하나만도
빛나는 장식이 아니겠는가
때로 거리를 걷다보면
쇼윈도우에 비치는
내 초라한 모습에
사뭇 놀란다
어디에
그 빛나는 장식들을
잃고 왔을까
이 피에로 같은 생활의 의상들은
무엇일까
안개 같은 피곤으로
문을 연다
피하듯 숨어 보는
거리의 꽃집
젊음은 거기에도
만발하여 있고
꽃은 그대로가
눈부신 장식이었다
꽃을 더듬는
내 흰 손이
물기 없이 마른
한 장의 낙엽처럼 쓸쓸해져
돌아와
몰래
진보라 고운
자수정 반지 하나 끼워
달래어 본다
☞ 젊음과 생동/김제 백산 단입못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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