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야/노자영

2023. 12. 17. 00:36시 읽고 쓰는 기쁨

 

☞ 20231216 설경, 내장산 신선봉 가는 길

설  야 / 노 자 영

 

어느 그리운 이를 찾아오는 고운 발자욱이기에

이다지도 사뿐사뿐 조심성스러운고?

 

장창을 새어 새어 툇돌 위에 불빛이 희미한데

메밀꽃 피는 듯 흰 눈이 말없이 내려

 

호젓한 가슴 먼 옛날이 그립구나

뜰 앞에 두 활개 느리고 섰노라면

애무하는 듯 내 머리에 송이송이 쌓이는 흰 눈

 

아, 이 마음 흰 눈 위에 가닥가닥

옛날의 조각을 다시 맞추어

그리운 그날을 고이 부르다

 

《출처: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시 111선/김경훈 엮음/푸르름,2010》

 

 

 

'시 읽고 쓰는 기쁨' 카테고리의 다른 글

동천(冬天)/서정주  (2) 2024.01.11
길/ 김기림  (2) 2023.12.20
흔들리며 피는 꽃/도종환  (4) 2023.11.24
한계령을 위한 연가/문정희  (0) 2023.11.18
감/허영자  (0) 2023.11.0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