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대한 개츠비/F.스콧 피츠제럴드

2024. 10. 12. 03:27독서노트

☞ 20241010 만경강 억새밭에서

 

ㅡ 하늘은 높고, 흰구름은 두둥실

어느덧 훌쩍 피운 억새꽃은 고운 바람에 하느적 거리고...

누군가와 나들이하기 참으로 좋은 계절,

오늘은 아내와 함께 만경강을 찾았다.

그리고 정겨운 풍경 한 컷.

 

위대한 개츠비 / F. 스콧 피츠제럴드

   ㅡ 첫사랑 여인에 대한 꿈과 환상을 쫓는 정열과 집념, 그리나 비운의 사나이

 

   『위대한 개츠비는 그 제목이 말해 주듯이 제이 개츠비라는 한 젊은이의 낭만적인 삶을 다룬다. 가난한 중서부 출신인 그는 켄터키 주 캠프 테일러에서 장교로 근무하던 중 미모의 여성 데이지 페이를 만나 사랑에 빠진다. 그러나 미국이 제1차 세계 대전에 참전하면서 그는 유럽 전선으로 떠나고 데이지는 연인을 떠나보낸 슬픔도 잠시, 곧 시카고 출신의 돈 많은 톰 뷰캐넌과 결혼한다. 그로부터 오 년 뒤 전쟁이 끝나 귀국한 개츠비는 데이지가 이미 남의 아내가 되었다는 사실을 알게 되지만 첫사랑을 다시 찾기 위하여 갖은 수단과 방법으로 많은 재산을 모은다. 여성 편력이 많은 톰에게는 머틀 윌슨이라는 정부가 있고 데이지는 이 사실을 알고 있으면서도 물질적 풍요와 안락함 때문에 톰의 곁을 떠나지 못한다. 머틀은 데이지가 운전하는 자동차에 치여 사망하고 아내의 외도를 알아차린 윌슨은 아내를 죽인 사람을 찾아 나선다. 머틀을 죽게한 사람이 개츠비라고 착각하고 있는 톰은 윌슨에게 개츠비의 집을 가르쳐 줌으로써 연적을 제거할 더할 나위 없이 좋은 기회를 얻는다작품 해설중에서

 

ㅡ 결국 주인공 개츠비는 그의 삶에 모든 의미와 질서를 부여해 왔던 첫사랑의 초록빛 꿈과 환상을 이루지 못한 채, 불운하게도 오해가 빗는 한 방의 총성에 의해 생을 마감하게 된다. 위대한 개츠비가 아니라 비운의 사나이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한편으로, 이 소설의 메시지가 소설 속 화자와 골프 선수 조던 간에 오간 대화 중에 ‘부주의한 운전자는 또 다른 부주의 운전자를 만나기 전까지만 안전하다’는 말과 부합되지 않나하는 느낌도 든다.

 

ㅡ 그는 이상한 방식으로 어두운 바다를 향해 두 팔을 뻗었는데, 나와 멀리 떨어져 있기는 했지만 그는 확실히 부르르 몸을 떨고 있었다. 그래서 나도 모르게 바다 쪽을 바라보았다. 저 멀리, 부두의 맨 끝자락에 있는 것이 틀림없는 단 하나의 초록색 불빛이 작게 반짝이는 것을 빼고는 아무것도 보이지 않았다. 내가 다시 돌아다보았을 때 개츠비는 이미 사라진 뒤였다. p43

 

안개만 끼지 않았더라면 만 건너에 있는 당신 집이 보일 겁니다. 당신 집의 부두 끝에는 항상 밤새도록 초록빛 불이 켜져 있더군요.” 개츠비가 말했다. p135

 

ㅡ 그가 원하는 것은 데이지가 톰에게 가서 난 당신을 결코 사랑한 적이 없어요.”하고 말하는 것뿐이었다. 그 말로 지난 삼 년의 세월을 말끔히 지워 버리고 나면 그들은 좀 더 현실적인 방법을 강구할 수 있을 것이다. 그 가운데 하나는, 그녀가 자유로운 몸이 되면 함께 루이빌로 돌아가 그녀의 집에서 결혼식을 올리는 것이다. ㅡ 마치 오 년 전으로 돌아간 것처럼 말이다. (생략)

   “나 같으면 그녀에게 너무 많은 것을 요구하지는 않을 겁니다. 과거는 반복할 수 없지 않습니까.” 내가 불쑥 말했다.

   “과거를 반복할 수 없다고요? 아뇨, 반복할 수 있고말고요!” 그는 믿기지 않는다는 듯 큰 소리로 말했다.

   그는 마치 과거가 바로 그의 손이 닿지 않는 곳에, 자기 집 앞 그늘진 구석에 숨어 있기라도 하듯 주위를 두리번거렸다.

   “난 모든 것을 옛날과 똑같이 돌려놓을 생각입니다. 그녀도 알게 될 겁니다.” 그가 단호하게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p158~159

 

ㅡ 무자비하게 쏟아지는 더위에 정신이 산만해진 나는 윌슨이 아직은 톰을 의심하고 있지 않다는 사실을 깨닫기까지 조금 시간이 걸렸다. 그는 지금 머틀이 자기와 떨어져 다른 세계에서 다른 삶을 누리고 있다는 사실을 발견한 충격에 병이 난 것이다. 그런데 톰 자신도 불과 한 시간 전에 그와 비슷한 발견을 했던 것이다. 남자 사이에서 지능이나 인종의 차이는 아픈 사람과 건강한 사람의 차이처럼 그렇게 크지 않다는 생각이 문득 머릿속을 스쳐 갔다. 윌슨은 너무 병색이 짙은 나머지 죄를 지은 사람처럼, 그것도 도저히 용서받지 못할 죄를 지은 사람처럼 보였다. 마치 어느 가엾은 소녀를 임신시키기라도 한 듯이 말이다. p177

 

, 당신은 너무 많은 것을 원해요!” 그녀가 개츠비에게 소리쳤다. “지금 난 당신을 사랑하고 있어요...... 그걸로 충분하지 않은가요? 과거는 어쩔 수 없잖아요.” 그녀는 절망적으로 흐느껴 울기 시작했다. “저 사람을 한 번쯤은 사랑했단 말이에요하지만 당신도 사랑했어요.” p189

 

ㅡ 그는 거짓 핑계로 그녀를 차지했기 때문에 자신을 경멸했을 수도 있다. 있지도 않은 수백만 달러를 가졌다고 거짓말을 했다는 뜻이 아니라, 데이지에게 고의로 안도감을 불어넣어 주었다는 뜻이다. 그는 자신이 그녀와 같은 사회 계층에 속하는 인물인 것처럼 믿도록 만들었던 것이다. 그녀를 충분히 보살펴 줄 능력이 있다고 말이다. 사실 그에게는 그럴 만한 능력이 없었다. 그에게는 풍요로운 가정의 뒷받침도 없을뿐더러 비정한 정부의 변덕에 따라 세계 어디에서든 갑자기 목숨이 날아가 버리게 될지도 모를 처지였다. p210

 

죽은 뒤가 아니고 살아 있을 때 우정을 보여 주는 걸 배웁시다. 내 원칙은, 일단 친구가 죽은 다음에는 모든 걸 그냥 내버려두는 것이오.” p241

 

ㅡ 나는 그곳에 앉아 그 오랜 미지의 세계를 곰곰이 생각하면서 개츠비가 데이지의 부두 끝에서 초록빛 불빛을 처음 찾아냈을 때 느꼈을 경이감에 대해 생각해 보았다. 그는 이 푸른 잔디밭을 향해 머나먼 길을 달려왔고, 그의 꿈은 너무 가까이 있어 금방이라도 손을 뻗으면 닿을 것만 같았을 것이다. 그 꿈이 이미 자신의 뒤쪽에, 공화국의 어두운 벌판이 밤 아래 두루말이처럼 펼쳐져 있는 도시너머 광막하고 어두운 어떤 곳에 있다는 사실을 그는 미처 알아차리지 못했던 것이다.

개츠비는 그 초록색 불빛을, 해마다 우리 눈앞에서 뒤쪽으로 물러가고 있는 극도의 희열을 간직한 미래를 믿었다. 그것은 피해 갔지만 별로 문제 될 것은 없었다 ㅡ 내일 우리는 좀 더 빨리 달릴 것이고 좀 더 멀리 팔을 뻗을 것이다』……. 그리고 어느 맑게 갠 날 아침에…….

   그리하여 우리는 조류를 거스르는 배처럼 끊임없이 과거로 떠밀려 가면서도 앞으로 잎으로 계속 나아가는 것이다.

    p254 마지막 문장

 

《위대한 개츠비/F. 스콧 피츠제럴드/김욱동 옮김/ 민음사,20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