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포늪 / 황동규

2025. 2. 28. 20:59시 읽고 쓰는 기쁨

☞ 겨울강 풍경 ㅡ 김제 만경강에서

 

우포늪 / 황동규

 

우포에 와서 빈 시간 하나를 만난다.

온 나라의 산과 언덕을 오르내리며

잇달아 금을 긋는 송전탑 송전선들이 사라진 곳.

아동전화도 이동하지 않는 곳.

줄풀 마름 생이가래 가시연(蓮)이

여기저기 모여 있거나 비어 있는

그냥 70만 평.

누군가 막 꾸다 만 꿈 같다.

잠자리 한 떼 오래 움직이지 않고 떠 있고

해오라기 몇 마리 정신없이 외발로 서 있다.

이런 곳이 있다니!

시간이 어디 있나,

돌을 던져도 시침(時針)이 보이지 않는 곳.

 

《출처: 국어 교과서 작품 읽기/오연경 이종은 엮음/창비,전면 개정판 8쇄 2020》

 

☞ 우포늪에 가본 적은 없지만

가까운 곳에 크지 않은 만경강이 있는데,

겨울철이면 많은 철새가 도래해 장관을 이룬다.

시인이 그곳에서 느낀 것은 이와도 같은

정경이 아니였을가 하는 생각을 해 본다.

고니떼, 오리떼 등 겨울 철새들이 헤염치며

유유이 먹이를 찾고 서로 유희같은 날개짓은

참으로 장관이어서 시간가는 줄을 모른다.

종일 카메라를 대고 날기를 기다리지만 날 기미가 없다.

아마도 그들도 몰아일체가 되어 시간을 잊고 

날 것을 잊어 버린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 정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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