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평생/반칠환

2023. 6. 2. 15:18시 읽고 쓰는 기쁨

   한 평 생 / 반 칠 환

 

요 앞, 시궁창에서 오전에 부화한 하루살이는,

점심 때 사춘기를 지나고 오후에 짝을 만나,

저녁에 결혼했으며, 자정에 새끼를 쳤고,

새벽이 오자 천천히 해진 날개를 접으며 외쳤다,

춤추며 왔다가 춤추며 가노라.

 

미루나무 밑에서 날개를 얻어 칠일을 산 늙은 매미가 말했다.

득음도 있었고 지음이 있었다.

꼬박 이레 동안 노래를 불렀으나

한 번도 나뭇잎들이 박수를 아낀 적은 없었다.

 

칠십을 산 노인이 중얼거렸다.

춤출 일 있으면 내일로 미뤄두고,

노래할 일 있으면 모레로 미뤄두고,

모든 일이 좋은 날 오면  하마고 미뤘더니 가뿐 숨만 남았구나.

 

그 즈음 어느 바닷가에선 천 년을 산 거북이가

느릿느릿 천 년째 걸어가고 있었다.

모두 한평생이다.

 

출처: 친구가 보내 준 카톡에서 옮김

 

☞20230602 만덕산 작은 골짜기를 흐르는 맑은 폭포수

ㅡ청산리 벽계수야 수이 감을 자랑마라!

一到滄海허면 도라오기 어려우니,

明月이 滿空山허니 수여 간들 엇더리.

'시 읽고 쓰는 기쁨' 카테고리의 다른 글

마이산 능소화  (2) 2023.06.19
낙화/이형기  (2) 2023.06.16
걸어 보지 못한 길/프로스트  (0) 2023.05.27
풀꽃으로 우리 흔들릴지라도/김현숙  (0) 2023.05.09
희미한 옛사랑의 그림자/김광규  (1) 2023.04.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