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 6. 16. 22:54ㆍ시 읽고 쓰는 기쁨
낙 화 / 이 형 기
가야 할 때가 언제인가를
분명히 알고 가는 이의
뒷모습은 얼마나 아름다운가.
봄 한철
격정을 인내한
나의 사랑은 지고 있다.
분분한 낙화······
결별이 이룩하는 축복에 싸여
지금은 가야 할 때,
무성한 녹음과 그리고
머지않아 열매 맺는
가을을 향하여
나의 청춘은 꽃답게 죽는다.
헤어지자
섬세한 손길을 흔들며
하롱하롱 꽃잎이 지는 어느 날
나의 사랑, 나의 결별,
샘터에 물 고이듯 성숙하는
내 영혼의 슬픈 눈.
《출처: 한국 애송 명시/ 한국시인협회 편/문학세계사, 2008》
☞ 독서 중 이 詩와 매치되는 글이 있어 올려본다.
'모든 존재는 저물어가는 시기가 있다. 황혼기는 운명이다. 필할 수 없는
필연적인 것이다. 하루는 찬란한 새벽빛을 몰고 오는 아침과 생명력으로
충만한 오전과 그림자가 가장 짧은 정오 그리고 신성한 시간으로 간주되는
오후를 거쳐 인식을 즐기는 저녁을 맞이할 수 밖에 없다. 그리고 긴 어둠이
세상을 지배한다. 하루의 절반으로, 또 절반은 밝음으로 채워진다. 거기에
시간이 존재하고 거기에 인생이 있다. 자고 나면 같은 날인 것 같지만 다른
날이다. 같은 밝음이 기다리고 있지만 새로운 날이다. 육체는 인식하지 못하
는 중에도 변화를 거듭하고 있다. 새월 속에서 인생은 성숙의 과정을 거치고
어느 순간 늙음이라는 것이 표면을 장식하게 된다. 이 또한 운명이다. '
「디오니소스의 귀환/이동용 지음/이담,2018」 중에서
☞ 신시도 새만금 방조제 매립지에 만개한 금계국의 장관
ㅡ 이 샛노란 꽃들도 지고 말것이다.
사람들도 이와같은 운명을 받아들이고 현명한 판단으로 가야할 때를 알고 처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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