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 1. 23. 06:54ㆍ독서노트
1. 이 책 「명상록」은 「로마제국 쇠망사」의 저자인 에드워드 기번이
인류의 황금시대로 일컬으며 부러워했던 로마제국의 5현제 시대의
마지막 황제였던 철학자 황제 마르쿠스 아우렐리우스가 전쟁터에서
자신에게 쓴 일기 형식의 기록이다고 볼 수 있다.
그는 황제이면서도 황제 행세를 거부했고, 늘 소박하고 진지하며
가식이 없고 정의만을 추구했던 정의롭고 이성적인 성품의 소유자이
었다고 한다. 이 책의 내용과 평가는 이렇다.
그는 스토아 철학을 가기 나름대로 변형시킨 것을 근간으로 삼아서, 자신에
게 다가오고 있던 아주 민감한 도전들이자 인류 전체가 보편적을 직면한 도
전들에 대처하기 위한 힘을 발견하기 위해서, 자신의 핵심적인 신념들과 가
치들을 짤막하면서도 강렬하고 흔히 힘 있는 성찰들을 통해 정확하게 표현
해내려고 애쓴다. 그 도전들은, 그에게 다가오고 있던 죽음을 어떤 식으로 맞
아야 하는가 하는 것, 자신의 사회적 역할을 정당화해 주는 논리를 발견하는
것, 자연 세계 속에서 도덕적인 교훈을 찾아내는 것 등이었다.
명상록은 오랜 세월 역사장 가장 위대한 고전 가운데 하나로 여겨져 왔다.
그 사상은 마르쿠스 자신의 것이긴 하지만 독창적인 것은 아니었다. 그것은
스토아 철학이고, 에틱테토스의 가르침에서 나온 것이지만, 일부는 플라톤
주의에 가까웠다. 인간의 삶과 죽음을 영원의 관점에서 성찰한 마르쿠스의
이 저작은 사람들에게 끊임없이 도전과 격려와 위로를 주는 영속적인 힘을
지니고 있다. ㅡ「명상록」 표지의 글 중에서
2. 이 책을 읽으면서 나름 잠언 같은 대목이라고 생각되는 부분들을
정리해 본다.
ㅡ 인간의 삶에서 우리가 이 땅에서 살아가는 날들은 점에 불과하고, 우리의
실재는 유동적이며, 우리의 인지능력은 형편없고, 우리의 육신을 이루고 있는
것들은 언젠가는 다 썩게 될 것이며, 우리의 혼은 늘 불안정하고, 우리의 운명
은 예측할 수 없고, 우리의 명성은 위태롭다. 요컨대, 육신에 속한 모든 것은 강
물처럼 흘러가 버리고, 호흡에 속한 모든 것은 꿈이고 신기루다. 인생은 전쟁이
고 낯선 땅에 머무는 것이다. 우리 인생에서 마지막 남는 것은 망각이다. 그렇
다면 무엇이 우리를 호위해서 우리가 가야 할 길을 안내해 줄 수 있는가. 오직 한
가지 있는데, 그것은 철학이다. 철학은 우리 안에 있는 신성이 침해를 당하거나
해악을 입지 않게 지켜 주고, 쾌락과 고통을 이기게 해 주며, 목적 없이는 아무것
도 하지 않게 해 주고, 거짓과 위선으로 행하지 않게 해 주며, 남들이 무슨 짓을
해도 그런 것들에 흔들리지 않게 해 주고, 우리에게 일어나거나 안배된 모든 것
들을 우리 자신이 기원한 바로 그곳에서 온 것으로 알고 받아들이게 해 주며, 그
리고 무엇보다도 죽음은 모든 살아 있는 피조물들을 구성하고 있는 원소들이 해
체 되는 것 이외에 다른 것이 아니라는 것을 알고서 기쁜 마음으로 기다릴 수 있게
해준다. 원소들이 끊임없이 변화하는 것이 원소들 자체에게 두려운 일이 아닌데,
우리가 원소들의 변화와 해체를 두려워해야 할 이유가 어디 있겠는가. 그것은 자
연과 본성에 따라 일어나는 일이고, 자연에 따라 일어나는 것은 나쁜 일일 수 없기
때문이다. p52~53
ㅡ 사람들은 자기가 살 날이 날마다 점점 줄어든다는 것만을 생각해서는 안 되고,
더 오래 살게 되면, 자신의 정신이 변함없이 맑아서 사물을 제대로 파악하고 신과
인간의 일들을 잘 살피고 성찰해서 빠르게 이해할 수 있을 것이라는 보장이 없는 것
도 생각해 보아야 한다. 사람이 노년이 되었을 때, 호흡과 소화, 상상력과 욕구 등을
비롯한 여러 기능들은 정상이어도, 자기 자신을 바르게 사용하고, 자신의 의무를 정
확 하게 이해하며, 자기 눈앞에서 벌어지는 일들을 올바르게 평가하고, 자기가 세상
을 떠날 때가 되었는지의 여부를 아는 것 같이 잘 훈련된 추론능력을 필요로 하는 일
들을 처리하는 능력은 그런 기능들보다 일찍 소멸된다. 그러므로 긴장감을 가지고
살아야 한다. 매 순간마다 죽음이 다가오고 있고, 사물들을 제대로 파악해서 판단하는
능력은 죽음보다 더 일찍 사라지기 때문이다. p54
ㅡ네가 알고 지내는 사람들 중에서 이미 죽은 사람들을 하나하나 떠 올려보라. 한 사람
은 자신의 친구의 눈을 감겨준 후에 얼마 안 있어 자기도 눈을 감았고, 다른 사람은 그
사람을 묻어 주고서 얼마 후에 자기도 묻혔다. 이 모든 일이 짧은 시간 안에 일어났다.
한 마디로 말해서, 너는 인생이라는 것이 얼마나 짧고 덧없는 것인지를 늘 유념해야 한
다는 것이다. 어제는 진액이었다가 내일은 미라나 재로 변한다. 그러므로 올리브 열매가
다 익으면 자기를 낳아준 대지를 찬양하고 자기를 길러준 나무에 감사하며 떨어지는 것
처럼, 너도 이 짧은 인생을 본성에 따라 살아가다가 인생 여정을 끝낸 후에는 기쁜 마음
으로 떠나는 것이 마땅하다. p85
ㅡ 얼마나 오래 사느냐 하는 것은 중요하지 않고 별 차이가 없다. 우리는 너무나 연약한
육신을 이끌고서 보잘것없는 사람들과 어울려서 온갖 고생과 수고를 다하며 삶을 살아
가고 있는 것이 아니던가. 그런 인생이 무엇이 그리 대단하다고, 그토록 오래 살려고 아등
비등한단 말인가. 네 뒤로는 이미 지나간 영겁의 시간이 있고, 네 앞으로도 앞으로 올 영겁
의 시간이 있다는 것을 기억하라. 그런 영겁의 시간 속에서 삼일을 살다가 죽은 유아의 삶
과 세 세대를 산 네스토르의 삶이 무슨 차이가 있겠는가. p87
ㅡ 어떤 사람들은 다른 사람을 도와주거나 호의를 베푼 경우에는 보답을 기대한다. 어떤
사람들은 보답을 기대하지는 않지만, 자기가 그 사람에게 해준 일을 기억해 두고, 그 사람
을 자신의 채무자로 여긴다. 어떤 사람들은 자기가 한 일을 의식하지 않는다. 이 마지막 부
류의 사람들은 포도송이들이 주렁주렁 열려 있는 포도나무가 일단 자신의 열매들을 잘 키
워낸 후에는 거기에 대한 그 어떤 보상도 바라지 않는 것과 같고, 자신이 주파해야 할 경주
로를 다 달린 경주마와 같으며, 사냥감을 끝까지 추적해서 잡은 사냥개와 같고, 부지런히 꿀
을 모아서 벌집을 다 만든 꿀벌과 같다. 포도나무가 때가 되면 또다시 새롭게 포도송이들을
맺듯이, 그런 사람들도 한 가지 선행을 마친 후에는 말없이 또 다른 선행에 착수한다.
"그렇다면 사람은 어떤 일을 할 때 자기가 무슨 일을 하고 있는지를 의식하지 않은 채로 해
야 한다는 말인가." "그렇다." p91
ㅡ 이미 존재하는 것들이나 이제 생성되고 있는 것들이 얼마나 신속하게 우리를 지나 시야
에서 사라져 가는지를 자주 생각하라. 모든 존재하는 것들은 끊임없이 흘러가는 강과 같다.
그 활동들은 늘 변화하고, 그 원인들은 무수히 다양해서, 변함없이 그대로 있는 것은 거의 없
다. 네 앞에는 입을 크게 벌릭고 있는 과거라는 무한한 시간과 미래라는 무한한 시간이 있고,
모든 것들은 거기로 사라져 버린다. 이런 상황에서 마치 단 한 가지라도 영원히 지속될 것처럼
우쭐해져서 자랑하거나 심난해하거나 자신의 고통스러운 운명에 분개하는 자가 있다면, 그는
어리석기 짝이 없는 멍청이가 아니겠는가. p101
ㅡ 황제 행세를 하려 들지 말고, 황제 노릇에 물들지 않도록 조심하라. 그렇게 되기 쉽다. 늘 소
박하고, 선하며, 순수하고, 진지하며, 가식이 없고, 정의의 친구가 되며, 신을 경외하고, 자비로
우며, 사랑이 많고, 자신에게 주어진 의무를 행할 때에는 과감한 사람이 되라. 언제까지나 철학
이 만들어 내고자 하는그런 이상적인 사람으로 남기 위해 애쓰라. 신들을 공경하고, 사람들을
구원하라. 인생은 짧다. 우리가 이 땅에서 한평생 살아가고 난 후에 수확할 수 있는 것은 거룩하
고 정의로운 성품과 공동체를 위한 행위들뿐이다. p117
ㅡ 죽음을 멸시하지 말고 환영하라. 죽음도 자연의 뜻 가운데 하나다. 왜냐하면, 죽음이라는 것
은 인생을 이루는 여러 계절들을 따라 사람이 젊음에서 노년으로 성장하고 성숙하며 이가 나고
수염이 자라며 머리카락이 희어지고 생식과 잉태와 출산을 하는 이 모든 것들과 마찬가지로 자
연의 모든 과정 중 하나인 해체 과정에 지나지 않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죽음에 대해 무관심하거
나 죽여 달라고 조르거나 죽음을 멸시하지 말고, 자연의 여러 과정 중 하나로 여기고서 담담하게
기다리는 것이 이성적인 존재인 인간이 취하여 할 합당한 태도이다. 네 아내의 태에서 아기가 나
오는 순간을 기다리는 것처럼, 너의 혼이 육신이라는 이 거푸집에서 빠져나갈 때를 기다려라. p174
3. 이 책이 주는 교훈적 메시지는 바로 이런 것이 아닐가? 하며 결론 지어 본다.
ㅡ 다른 사람이 너는 소박하고 진실하며 선한 사람이 아니라는 말을 자신 있게 말하지 못하게 하고,
도리어 너에 대하여 그렇게 말하는 사람은 누구든지 거짓말을 하는 사람이 되게 하라. 이 모든 것은
네게 달려 있다. 네가 선하고 소박하며 진실한 사람이 되는 것을 막을 자는 아무도 없기 때문이다. 네
가 그런 사람이 될 수 없다면, 더 이상 목숨을 부지하고 살아가지 않겠다고 결심하라. 그런 경우에는
이성도 너에게 더 살아가라고 말하지 않는다. p204~205
ㅡ 각 사람에게 배정된 시간은 저 무한히 뻗어 있는 시간 중에서 얼마나 작은 부분인가. 한순간에 영원
속으로 사라져 버리고 마는구나.
또한 각 사람에게 배정된 실재는 우주의 실재 중에서 얼마나 작은 부분이고, 각 사람에게 배정된 혼은
우주의 혼 중에서 얼마나 작은 부분인가.
그리고 네가 기어다니고 있는 땅은 전체 중에서 얼마나 작은 부분인가. 이 모든 것들을 능동적으로행
하는 것과 우주의 본성을 따라 네게 일어나는 모든 일들을 수동적으로 감내하는 것 외에는 그 어떤 것도
중요한 일이라고 생각하지 말라. p241
《출처: 명상록/마르쿠스 아우렐리우스/박문재 옮김/현대지성, 2021》
☞ 봄 소식의 전령사 노루귀 꽃
ㅡ아직 겨울 추위는 동장군이 기승을 부리지만,
벌써 따습고 보드랍고 감미로운 봄이 마냥 그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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