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 4. 6. 13:54ㆍ독서노트
☞'삶의 끝은 죽음이고, 죽음의 시작은 삶이다? '
ㅡ인간의 삶은 다름아닌 '생노병사'의 과정에 불과하다.
’프라스코비야 포도로브나 골로비나는 깊은 애도의 마음을 담아 이반 일리치 골로빈의 친지 여러분께 알림니다. 사랑하는 남편이자 항소법원 판사였던 이반 일리치 골로빈이 1882년 2월 4일 세상을 떠났습니다. 발인은 금요일 오후 한 시입니다.‘ p10 |
이 소설 『이반 일리치의 죽음』은 톨스토이가 들려주는 한 인간의 삶과 죽음의 이야기로서, 주인공 이반 일리치가 근무하는 항소법원에 그의 부고가 전해지면서부터 시작되는데, 작가의 중요 메시지는 그의 죽음을 바라보는 그 동료들과 주변인들의 시선과 주인공이 죽음을 앞둔 시점에서 바라보는 삶과 죽음의 의미가 무엇인가? 하는 깨달음이 아닌가 싶다.
첫째, 이반 일리치의 사망 소식을 접한 동료들과 주변 사람들의 생각은 어떠할까?
동료들은 그로 인해 생길 자리 이동과 승진에 관심을 두며
타인의 죽음보다는 자기의 안위와 영달만을 꿈꾸는 무리가 이고,
주변인들은 ’죽은 건 내가 아니라 바로 그 사람이야.‘하고 안도감을
느꼈을 무리가 있다는 것이다.
그와 더불어 이반 일리치와 비교적 가까웠던 이른바 친구라는 족속들은
공사 간 바쁜 일정에 장례식에 참석해야 한다는 아주 성가신 일이 남았다는
부담감마저도 갖는다는 것이다.
이는 타인의 죽음을 바라보며 자신도 언젠가는 죽으리라는 자성의 생각보다는
당장은 ’ 죽음이란 나의 몫이 아니라 다른 사람들의 몫이라 ‘는 지극히 타산적이고
방관자적이며 자기중심적인 삶의 태도를 비판하고 지적하는 대목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다.
둘째, 주인공은 자신의 죽음에 대해 어떻게 생각할까?
| ’나는 산을 오르고 있다고 생각하며 걸었지만, 사실은 산을 내려가고 있었던 거야. 정말 그랬어. 다들 내가 산을 오르고 있다고 생각했지만, 꼭 그만큼 내 발밑에서는 삶이 멀어져갔던 거야…….이제 다 끝나버렸고, 죽음만이 남아 있어!‘ p87 |
-역자의 작품 해설을 통해 유추해 보자.
주인공, 이반 일리치의 삶은 ’아주 단순하고 평범했으며 아주 끔찍하기도 했다.‘ 판사로서 성공 가도를 달리던 이반 일리치는 어느 날 가벼운 부상을 입는다. 하지만 대수롭지 않게 생각했던 이 상처는 그를 돌이킬 수 없는 죽음으로 몰아넣는 기폭제가 된다. 원인 모를 병을 앓으며 죽음을 향해 다가가는 동안 이반 일리치는 자신의 단순하고 평범했던 삶을 전혀 다른 시각에서 바라보게 된다. (생략) 이반 일리치를 무엇보다 괴롭힌 것은 “내 삶 전체가 정말로 잘못된 것일지도 모르며, 어쩌면 이제껏 잘못 살아온 것일 수도 있다”는 생각이었다. “높은 자리에 있는 사람들이 좋다고 여기는 것들에 맞서 싸우고 싶다는 충동, 마음속에 어렴풋이 떠오를라치면 서둘러 떨어내 버렸던 그 충동, 그것만이 진짜고 나머지는 모두 거짓일 수 있다”는 생각이었다. 또한, “자신의 일, 삶의 방식, 가족, 사교계와 직장의 모든 이해관계가 다 거짓일 수도 있다는 자각이었다. ”삶의 전부라고 믿었던 모든 것이 어쩌면 위선이었을지도 모른다 “는 자각이었다. (생략)
이반 일리치는 죽음을 마주하고서야 삶과 죽음의 진정한 의미를 깨달을 수 있었고 진실을 받아들일 수 있었으며 사람들을 용서할 수 있었다. 그런 의미에서 이반 일리치가 맞은 죽음은 곧 새로운 삶, 모든 거짓과 허위가 배제된 삶에 대한 각성이었다. 그것은 남아 있는 사람은 짐작조차 하지 못하는 삶, 죽어가는 이가 온전히 혼자서 맞아야 하는 삶이었다. 스스로의 삶에 한 치의 어긋남도 없었다고 믿었던 이반 일리치가 죽음 앞에서 삶 전체를 되돌아보는 이야기를 통해 톨스토이는 죽음을 말하면서 한편으로는 그보다 더 치열하고 진지하게 진정한 삶이란 무엇인지, 모든 위선과 거짓에서 벗어나 진짜 삶을 산다는 것은 무엇인지를 역설한다.
-역자의 작품 해설 중에서···
| “다 끝났습니다!” 누군가 그를 내려다보며 말했다. 이반 일리치는 이 말을 듣고 마음속으로 되뇌었다. 그리고 중얼거렸다. ‘끝난 건 죽음이야. 이제 죽음은 존재하지 않아.’ 이반 일리치는 숨을 훅 들이마시다가 그대로 멈추더니 몸을 축 늘어뜨리며 숨을 거두었다. p99 |
결론을 말하면 주인공은 죽음이 피할 수 없는 운명이라면 죽어가면서 삶과 죽음의 의미와 가치를 깨닫는 것은 무의미하고, 우리의 일상에서 진정한 죽음과 삶의 의미를 깨닫고 항상 깨어 있으면서 자기중심적인 삶이 아니라 모든 존재의 자연성을 인정하며 경이로운 마음으로 더불어 사는 삶이 진정한 삶의 의미와 가치라고 주인공은 말하고 싶었을 것이다.
’ 끝난 건 죽음이야. 이제 죽음은 존재하지 않아.‘ 주인공의 죽음에 대한 승리의 환희가 한 폭의 수채화처럼 아득히 번져온다.
《출처; 이반 일리치의 죽음/톨스토이 단편선/이순영 옮김/문예출판사,2021》
☞20230404 진안군 마이산 벚꽃길에서···
-꽃은 지지만 잎을 내고 열매를 맺는다.
우리네 삶, 또한 그러하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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