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일즈맨의 죽음/아서 밀러

2023. 2. 16. 19:48독서노트

몇 년 전, 한 독서 모임에서

'세일즈맨의 죽음'에 대해

함께 읽고 느낀 점을 토론한 적이 있다.

 

그때는 주인공 윌리의 과오들,

즉 개인적인 측면이 많이 거론되고 부정적인 부분이

강조되지 않았나 하는 생각이다.

 

그러나 우리나라의 정치적 현실을 볼 때-

진보에서 보수으로의 정권교체에 따른 약자에 대한

정치적 경제적 배려가 축소되고 있는 작금의 행태를 감안할 때

 

계층적 갈등 상황에서 소외되고 있는 계증에 대한

공적 부양문제는 세일즈맨의 죽음이 재해석되고

조명되어야 하는 이유가 아닐까 하는 생각이다.

 

젊어서는 화려한 직업이 아니더라도 젊음이란 힘과

미래에 대한 희망과 꿈으로 모든 고난을 감수하며 살아간다.

그러나 노년기는 정신적 신체적 기능 감소로 모든 면에서

자유스럽지 못하고 누군가에게 의존할 수밖에 없다.

여기서는 가진 자, 가지지 못한 자의 구별의 실익이 없다.

 

다만, 가진 자는 좀 더 안락한 여생의 삶을 누릴 수 있지만

못 가진 자의 고통은 소외와 서러운 삶, 그 자체의 처참함이다.

이를 해소하자는 것이 공적 부양의 목적이 아닌가.

 

결론은 세일즈맨의 죽음이 주는 메시지는 소시민인 주인공

윌리 자신과 가족만의 문제가 아니라 사회 공동체의 부양과

책임이라는 문제인식의 강조와 전환을 촉구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는 것이다.

 

-모든 인간의 생명은 평등하고 존엄하다!

어떠한 정치 경제적 사상적인 이유로도 차별받아서는 안 된다-

여기서 주인공 윌리의 아내의 외침은 처절하게 우리에게 공명으로 다가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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린다:   그럼 찰리 아저씨를 아버지로 삼으렴. 그렇게 할 수 있니? 있냐고!

           아버지가 훌륭한 분이라고는 하지 않겠다. 윌리 로먼은 엄청나게

           돈을 번적도 없어. 신문에 이름이 실린 적도 없지. 세상에서 그이는

           한 인간이야. 그리고 무언가 무서운 일이 그에게 일어나고 있어.

           러니 관심을 기울여 주어야 해. 늙은 개처럼 무덤 속으로 굴러 떨어

           지는 일이 있어서는 안 돼. 이런 사람에게도 관심이, 관심이 필요하다

           고. 너는 아버지를 미쳤다고 하지만...  p64

 

윌리: 헤이스팅스 냉장고라니, 들어나 봤어? 내 인생에 한 번이라도 좋으니

         고장 나기 전에 내 것으로 가져 봤으면 좋겠네! 만날 고물만 내 차지야!

          막 자동차 할부가 끝나니 폐차 직전이지. 냉장고는 미친 듯이 벨트나

          잟아 없애고 있어. 그런 물건들은 유효기간을 정해 놓고 나오나 봐. 할부

          가 마침내 끝나면 물건도 생명이 끝나도록 말이야. p85~86

 

윌리: 저는 이 회사에서 삼십사 년을 봉직했는데 지금은 보험금조차 낼 수 없는

         형편입니다. 오렌지 속만 까먹고 껍데기는 내다버리실 참입니까. 사람은

         과일 나부랭이가 아니지 않습니까! 관심을 좀 기울여 주세요. 사장님 아버

         지는......  p97

 

린다:  미안해요, 여보. 울 수가 없어요. 알 수가 없네요. 왜 그런 짓을 했어요? 도

          와줘요, 여보. 난 울 수가 없어. 당신이 그냥 출장 간 것 같기만 해요. 계속

         기다리겠죠. 여보, 윌리, 눈물이 나오지 않아요. 왜 그랬어요. 생각하고 생

         각하고 또 생각해 봐도 알 수가 없어요. 여보. 오늘 주택 할부금을 다 갚았어

         요. 오늘 말이에요. 그런데 이제 집에는 아무도 없어요. (린다의 목구멍에서

         흐느낌이 솟아오른다.) 이제 우리는 빚진 것도 없이 자유로운데, (더 흐느낌

         이 풀려 나온다.) 자유롭다고요.  (비프가 천천히 린다에게 다가온다.) 자유롭

         다고요. 자유······.  마지막 문장 p174

 

      《세일즈맨의 죽음/아서 밀러/강유나 옮김/민음사, 2009》

 

☞ 우리네 삶의 현장과 같은 고니들의 처절한 영역 다툼의 현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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