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운사에서/최영미

2023. 8. 28. 20:05시 읽고 쓰는 기쁨

   선운사에서 / 최 영 미

 

꽃이

피는 건 힘들어도

지는 건 잠깐이더군

골고루 쳐다볼 틈 없이

님 한번 생각할 틈 없이

아주 잠깐이더군

 

그대가 처음

내 속에 피어날 때처럼

잊는 것 또한 그렇게

순간이면 좋겠네

 

멀리서 웃는 그대여

산 넘어 가는 그대여

 

꽃이 지는 건 쉬워도

잊는 건 한참이더군

영영 한참이더군

 

《출처: 처음처럼/신경림 엮음/다산책방,2011》

 

♣ 시인 최영미 님은 이 시를 선운사 동백꽃을 바라보며 썼을 법 한데

나는 송림숲 보랏빛 향기 그윽한 맥문동꽃을 바라보며 읊어본다.

 

☞20230819 장항 송림숲 보라빛 향기 그윽한 맥문동꽃밭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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