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날/릴케

2023. 10. 3. 02:14시 읽고 쓰는 기쁨

주여, 때가 왔습니다. 지난 여름은 참으로 위대했습니다

당신의 그림자를 해시계 위에 얹으시고

들녘엔 바람을 풀어 놓아 주소서

 

마지막 과일들이 무르익도록 명하소서

이틀만 더 남국의 날을 베푸시어

과일들의 완성을 재촉하시고, 독한 포도주에는

마지막 단맛이 스미게 하소서.

 

지금 집이 없는 사람은 이제 집을 짓지 않습니다

지금 혼자인 사람은 그렇게 오래 남아

깨어서 책을 읽고, 긴 편지를 쓸 것이며

낙엽이 흩날리는 날에는 가로수 사이로

이리저리 불안스레 헤맬 것입니다

 

《출처;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詩 111선/김경선 엮음/푸르름,2010》 

 

☞ 20231001 전북 장수 어느 농원 사과밭에서...

 

ㅡ '주여, 이틀만 더 남국의 날을 베푸시어

  과일들의 완성을 재촉하시고, 독한 포도주에는

  마지막 단맛이 스미게 하소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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