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월의 숲/고정국
2024. 3. 2. 23:42ㆍ시 읽고 쓰는 기쁨

이월의 숲 / 고정국
빙점을 치르고서도
제자리를 지키는 저들
부채꼴 탑을 쌓는 나목들 관습에 따라
제 몫의 하늘을 섬기는
잔뼈들이 보인다.
한 곳에 이르기 위해
길 아홉을 버려야 하는
뼈뿐인 잡목 숲은 그대 영혼의 사원이었네
선 채로 참선을 마친
팔다리가 눈부셔.
눈은 뜨지 않았어도
이월은 참 귀도 밝아
겨울과 봄 사이 뽀얀 빛이 감도는,
"바스락' 은밀한 처소에
한 쌍 새를 앉힌다.
☞ 겨울과 봄 사이
아직 꽃도 잎도 이른 시기,
앙상한 뼈뿐인 겨울 나무가
모진 한풍을 이겨내는 것은ㅡ
가지에 날아든 새들의 위로 때문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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